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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4일 일요일

공주 마곡사 [麻谷寺]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주한 외교사절 부부를 초청하여 한국의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눈이 뚫어져라 어떤 사찰인지 궁금해서 텔레비전을 응시하고 있는데 화면 속에 나온 사찰이 마곡사였다. 하고 많은 사찰 중에 왜 마곡사를 선택한 것일까?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고 프로그램의 목적과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만한 사찰이 마곡사였던 것이다.

마곡사 대웅보전

태화산 마곡사는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태화산 동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1851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작자 미상의 사적기에 의하면 마곡사는 백제 무왕(640) 때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한다. 이후 불교와 인연이 많은 조선의 6대 임금 세조가 김시습을 만나기 위해 찾은 적이 있고, 근대에는 명성황후 살해범을 암살한 김구 선생이 잠시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곡사는 공주시보다 유구읍내에서 더 가깝다. 유구읍내에서 자가용으로 30여 분 거리에 공용주차장이 자리 잡고 있고, 주차장 주변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 계곡을 따라 난 길을 약 4km 정도 걸어 들어가면 마곡사 경내인데, 사찰과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을 멀찍이 떨어뜨려 놓은 취지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도보 여행자들에게는 마곡사 가는 길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마곡사 경내

마곡사는 그 위치가 아주 절묘하다. 산속 깊숙이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사찰 경내는 평지를 이루고 있고, 계곡의 물줄기가 태극 형태로 사찰 주위를 돌아 흐른다. 초보자가 보아도 길지임이 분명하다. 위치도 위치거니와 계곡을 가로지른 가람의 배치는 더욱 독특하다. 계곡 건너편에 일주문과 천왕문이 위치하고 있고, 계곡을 건너면 넓은 마당이 나타나며 대웅보전과 대광보전이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다. 흔하지 않은 길지를 절터로 선택하고 공간의 한계를 창조적인 가람 배치로 극복해 놓은 것이다. 뚝 떨어져 있는 해탈문을 처음 들어서면 어딘지 모르게 이국적이었다가 이내 안정감 있게 다가오는 대웅보전의 위치란 게 참으로 절묘한 사찰이 마곡사이다.

마곡사 경내

이렇듯 마곡사를 직접 찾아보면 주한 외교사절 초청 템플스테이 행사를 왜 여기서 갖게 되었는지 이유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곡사는 "() 마곡 추() 갑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유난히 봄꽃의 아름다움이 빼어난 사찰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 번도 봄에 마곡사를 찾은 적 없지만, 절집 한가운데를 흐르는 계곡을 따라 봄이면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자태를 뽐낼 것 같은 절집의 분위기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가을 단풍철의 마곡사를 찾아본다면 봄날에 빛날 마곡사의 모습이 대충 짐작이 가고도 남을 만하다. 기회가 된다면 꼭 봄의 한가운데 마곡사를 찾아가고 싶어진다.

마곡사 경내

마곡사에는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는 없지만 주요 전각들이 조선 중기에 만들어진 문화재로, 특히 영산전은 조선 효종 원년인 1650년에 중수된 목조건축물로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고, 본전인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은 조선 정조 12년인 1788년에 중창된 유서 깊은 문화재들이다. 손가락에 꼽을 만한 국보급 불교문화재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분위기에 취해 감상하고 기억될 만한 고찰이 유구의 마곡사이다.


































대중교통으로 마곡사 가는 길 :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
마곡사는 기차로 이동하기 어렵다. KTX 공주역은 거의 다른지역에 있으며 공주버스터미널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Getting to Magok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96-1, Magoksa-ro, Sagok-myeon, Gongju-si, Chungcheongnam-do, Republic of Korea.
Traveling by train is not convenient, as KTX Gongju Station is located quite far from the temple. It is better to go to Gongju Bus Terminal, from where you can reach Magok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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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수덕사 [修德寺]

부석사 무량수전, 봉정사 극락전과 더불어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 건축물로 손에 꼽히는 수덕사 대웅전. 어떤 문화재 전문가는 수덕사에 이 대웅전이 있어 수덕사를 찾는 길이 행복하다 하였다고 쓰기도 하였다. 실제 수덕사를 찾아 대웅전 앞에 서면 정말 웅장한 느낌이 든다. 몇백 년이 지난 현재에도 이런 느낌인데 이 건물을 만들 당시 대웅전의 맞배지붕이 얼마나 거대하고 웅장하게 느껴졌을까?

수덕사 대웅전

수덕사는 충청남도 예산군 덕숭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정확한 기록이 없어 언제 창건되었는지 의견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백제의 문헌에 나오는 12개 사찰 중 현존하는 유일한 사찰인 것으로 미루어 백제시대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경내에서 출토되는 백제 와당 등 여러 가지 출토 유물로 미루어 보아 학계에서는 대체적으로 백제 위덕왕 재위 시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해안에 가까운 탓에 이 일대는 여행을 해 보면 높은 산이 별로 없고 대부분의 지형이 나지막한 야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런 곳에 그리 유명한 사찰이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막상 예산 삽교를 지나 덕숭산 아래쪽에 당도하면 제법 산다운 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계곡 초입에 당도해서 상업 지구의 여러 시설물들을 지나다 보면 어느새 여느 명산 고찰과 다름이 없는 모습으로 변해버리는 주변을 발견할 수 있다.

수덕사 대웅전

사실 수덕사는 대웅전을 제외하면 별로 볼 것이 없는 사찰이다. 최근에 많은 돈을 들여 만들어 놓은 여러 시설물들은 그저 시선을 어지럽힐 뿐 이곳을 찾는 이에게는 그리 탐탁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거추장스러운 시설물들을 지나 대웅전 앞마당에 오르면 정면으로 대웅전이 시야에 들어오고, 순간 거추장스러운 잡생각이 싹 가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수덕사 대웅전은 부석사 무량수전처럼 아름다운 곡선이나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은 전혀 없는 무뚝뚝한 목조건축물이다. 그런데 그 굵직한 선과 묵직함은 직선들이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듯하여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대웅전은 1940년 중수 당시 대들보에서 나온 묵서명을 통해 고려 충렬왕 34(1308)에 건립된 건물로 밝혀졌으며, 겹처마 맞배지붕에 주심포 형식을 가진 정면 3칸 측면 4칸의 목조 건축물이다.

수덕사 대웅전

그렇게 사찰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기웃기웃하다 보면 이 절집의 위치가 참으로 절묘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느 절집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수덕사 역시 절경을 자랑한다. 대웅전 뒤편으로는 덕숭산이 병풍처럼 쳐있고, 앞으로는 시원하게 트여 예산 평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 중의 절경이다. 과거에 이런 사찰을 창건한 고승들은 한결같이 이런 풍수를 골라 잡을 수 있는 식견과 학식을 겸비한 전문가들이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날 정도로 멋진 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다.

수덕사를 얘기하면 꼭 빠지지 않는 얘기가 하나 더 있다. 수덕사 경내를 빠져나오다 보면 지금은 새길이 나 있지만 옛길 초입에 위치한 수덕여관과 그에 얽힌 예술가 몇몇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주인공들은 한국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였던 나혜석과 비구니 스님 김일엽, 그리고 몇 해 전 타계한 고암 이응로 화백이다.

수덕사 풍경

특히 나혜석은 여류시인이자 한국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로 당시 도쿄 유학까지 다녀온 보기 드문 재원이었으나, 1934년 이혼 후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출가를 위해 수덕사를 찾았다가 당시 수덕사 조실 만공스님으로부터 거절당한 후 한동안 수덕여관에 머무르며 예술인과 교류하고 집필 활동을 했던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렇게 몇 년간 수덕여관에 머물던 나혜석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가 몇 년 후 객사함으로써 그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시기에 나혜석보다 젊은 고암 이응로가 수덕사를 찾아 나혜석과 교류하게 되었고, 이런 인연으로 고암은 나혜석이 떠난 수덕여관을 매입하여 본 부인 박귀희 여사에게 운영을 맡겼다. 파리 유학과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른 뒤 말년에 수덕여관에 내려와 기거하며 1988년 작고할 때까지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했던 곳이다. 몇백 년을 아무 말 없이 버텨온 수덕사 대웅전 아래 자리한 수덕여관과 그에 얽혀 있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또 한 번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국보] 수덕사 대웅전







































대중교통으로 수덕사 가는 길 :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길 79
서울 용산역에서 장항선을 이용 천안역을 거쳐 예산역이나 홍성역에 도착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Getting to Sudeok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79, Sudeoksa-gil, Deoksan-myeon, Yesan-gun, Chungcheongnam-do, Republic of Korea
Take the Janghang Line from Yongsan Station in Seoul and travel via Cheonan Station to either Yesan Station or Hongseong Station. From there, you can reach Sudeok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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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1일 목요일

김천 직지사 [直指寺]

직지사를 잘 모르는 분들은 직지심경과 무슨 관련이 있는 사찰인가 하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경상북도 김천 황악산 직지사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심경과는 관련이 없는 사찰이다. 직지사는 선종의 가르침에 따라 신라 눌지왕 2(418)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어 신라시대 2차례의 중수를 거쳤으며, 조선시대 제2대 정종의 어태를 봉안함으로써 유교국가 조선시대에도 줄곧 사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조선 중기에는 사명대사가 출가하여 신묵 대사의 제자가 되고 30세 나이에 직지사 주지가 된 것으로도 유명한 사찰이다.

직지사 대웅전

우리들은 대장경이라고 하면 해인사 장경각에 보관되어 있는 고려대장경만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이전인 신라시대에 금자 대장경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직지사 사적기에 담겨 있다. 금자 대장경이 현존하지 않기에 그 실체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후삼국의 격변기에 고려 태조 왕건은 직지사의 고승 능여조사의 도움으로 후백제와의 불리한 싸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하여 고려 건국과 더불어 직지사는 국가적인 비호를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신라의 금자 대장경이 직지사에 봉안되었고 그 기록이 직지사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볼 수 있다.

직지사 대웅전

직지사의 가람 배치는 고창 선운사와 양산 통도사처럼 수평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주 전각인 대웅전과 비로전이 수평으로 배치된 구조로, 일주문을 통과하면 대항문, 금강문, 사천왕문이 차례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동선이 곡선으로 되어 있어 이 동선을 따라 걷다 보면 대웅전 앞에 서게 된다. 경내에 들어서면 오른편 구릉으로 주요 전각들이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는 구조이다. 현재 직지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인 대웅전은 영조 11(1735)에 중건된 건축물로, 건물 내의 후불탱화는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중요한 문화재이다.

직지사 대웅전

직지사를 처음 찾은 것은 막 봄을 지나 초여름에 접어들 무렵이었는데, 그리 깊은 산중에 자리 잡고 있는 사찰이 아니었음에도 아주 울창한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로로 배치된 전각들과 함께 주요 전각들 전면에 나지막한 담장으로 공간을 구분하고 조성된 정원의 모습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비로전에서부터 흐르는 작은 물줄기를 수로로 만들어 경내를 흐르게 만들었는데, 이게 사람의 마음을 참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소박한 물줄기였지만 자칫 밋밋하게 느낄 법한 경내의 너른 평지를 짜임새 있게 나누어 주고 합쳐주는 것 같아 참 인상적이다. 한때 현재의 김천 법원에서부터 멀리 상주 우시장 인근까지 사찰의 사유지로 거느린 대가람이었던 직지사는 일제 때 사찰령에 따라 잠시 해인사의 말사가 되기도 했으나 다시 그 사세를 회복하여, 지금은 전국 25개 본산의 제8교구 본사로 사찰 경내 면적만 30,000, 보유 산림만 600정보에 이를 정도로 부유한 절집 중 하나이다.

그래서일까, 직지사 주요 전각들의 기와와 색채, 단청의 화려함이 유난히 눈에 띄었으며, 최근에 현대적으로 지어진 성보박물관, 설법전, 만덕전 등 규모 있는 전각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자칫 눈에 거슬릴 수 있었던 현대적 전각들은 다행히 직지사 원래 모습을 그리 크게 다치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에 직지사는 오래된 한국의 고건축에 매료되어 고건축물만 찾아다니는 내게도 언제든 기회만 된다면 다시 찾고 싶은 절집이다.



































대중교통으로 직지사 가는 길 : 
KTX 김천구미역은 너무 멀리있고 일반 기차로 김천 시내에 있는 김천역까지 이동 김천역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직지사까지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Getting to Jikji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95, Jikjisa-gil, Daehang-myeon, Gimcheon-si, Gyeongsangbuk-do, Republic of Korea
Since KTX Gimcheon-Gumi Station is quite far, it is more convenient to take a regular train to Gimcheon Station, which is located in downtown Gimcheon. From Gimcheon Station, you can reach Jikji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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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봉정사 [鳳停寺]

 몇 해 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문화를 알고 싶다며 찾았던 사찰이자, 현존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 자리한 불교 사찰이 안동의 봉정사이다. 대한민국 최고라는 수식어 하나만으로도 누구나 교과서에서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봉정사는 안동시 서후면 천등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는 않으나, 봉정사는 신라 문무왕 12(672) 능인 대덕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이후 여러 차례 중건과 해체 복원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고 있으며, 여러 자료에 의해 특히 고려 공민왕 대에 대대적인 개보수와 중창을 거쳤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당시에 만들어진 극락전과 대웅전이 현존하고 있으며, 이 목조건축물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목조건축물로 인정받고 있다.

봉정사 극락전

안동은 경상북도의 내륙도시 중 하나이다. 안동시 북서쪽에 자리한 서후면 태장리는 시내버스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로, 구 안동 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봉정사 매표소까지 찾아갈 수 있다. 다른 불교 사찰들이 그러하듯 봉정사도 매표소에서 10여 분의 산길을 걸어 들어가야 한다. 고찰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소나무 숲을 지나 몇 분 걷다 보면, 오랜 세월 동안 특별한 용도로 사용되었을 법한 넓은 공터가 나타난다. 이 공터를 지나 오른쪽 언덕 위로 시선을 옮기면 봉정사 만세루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시선을 따라 오른편으로 발길을 옮기다 보면 만세루 옆으로 봉정사 본당에 오르게 되고, 처음 눈에 들어오는 전각이 봉정사 대웅전이다.

봉정사 대웅전

대웅전을 돌아 안쪽으로 몇 걸음 들어서면, 고금당과 화엄강당 두 전각 사이로 대한민국 최고의 목조건축물인 봉정사 극락전이 자리 잡고 있다. 봉정사 극락전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맞배지붕 형태의 정면 3칸 측면 4칸 전각으로, 공포는 주심포 형식을 갖추고 있다. 구조나 형태도 매우 간결하여 단순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목조건축물이다. 고려 공민왕 12(1363)에 중수한 고려시대의 건물이면서도 통일신라시대의 건축양식을 간직한 극락전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의 해체 보존 작업을 거쳐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다. 극락전 좌우에 위치한 고금당과 화엄강당도 조선 중기에 만들어진 수준 높은 목조건축물로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봉정사 극락전

어느 사찰에서나 대웅전이 훨씬 주목받기 마련이지만, 정확한 사료도 없고 극락전의 유명세에 가려 잊혔던 봉정사 대웅전은 최근까지만 해도 그저 평범한 조선시대 목조건축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2000 2월 지붕 보수공사 과정에서 대웅전의 건축 연대를 확인시켜 주는 중요한 묵서가 발견되었고, 현재 학계에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 중이다. 기존에 알려진 최고의 목조건축물이 봉정사 극락전에서 대웅전으로 바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봉정사는 거의 모든 전각이 조선 중기 이전에 만들어진, 그야말로 대한민국 목조건축물의 보고가 되는 셈이다.

봉정사 만세루

이런 역사적 기록을 떠나서도 봉정사는 그 자체의 향기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봉정사 경내를 나와 반대편으로 몇 걸음 옮기면 봉정사 영산암이 따로 떨어져 자리 잡고 있는데, 얼핏 보아도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은 언덕 위로 계단을 몇 개 오르면 영산암 응진당을 마주하게 된다. 현재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전각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배용균 감독의 1989년작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불교영화의 촬영지였다고 한다. 영산암을 끝으로 봉정사를 빠져나오며, 일반인에게는 다소 난해한 영화로 기억되는 이 작품의 분위기가 봉정사 영산암의 정취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국보] 봉정사 극락전





























봉정사 인근에서 꼭 봐야할 명소 :  

안동역에서 봉정사는 가까운거리에 있고 인근에 위치한 안동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꼭 방문해보아야할 문화유산이다. 첫번째로 안동화회마을은 풍산류씨의 집성촌으로 조선시대 한국 전통가옥이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 전통마을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두번째로 병산서원은 풍산류씨의 집안 서당으로 만들어져 임진왜란 기간동안 조선을 이끈 명재상 서애 류성룡이 낙향하여 징비록을 집필한 장소로 유명한 장소이다.

Must-Visit Attractions Near Bongjeongsa Temple : 

Bongjeongsa Temple is located a short distance from Andong Station. Nearby, Andong Hahoe Folk Village and Byeongsanseowon Confucian Academy are cultural heritage sites you definitely should visit.

First, Andong Hahoe Folk Village is a traditional village that served as a clan village for the Pungsan Ryu family. It has maintained its traditional Korean houses from the Joseon Dynasty and is an important cultural heritage site listed as a UNESCO World Heritage site.

Second, Byeongsanseowon Confucian Academy was originally built as a family school for the Pungsan Ryu clan. It is famous as the place where Seo-ae Ryu Seong-ryong, a renowned prime minister who led Joseon during the Imjin War, retired and wrote the Jingbirok (Book of Corrections).


대중교통으로 봉정사 가는 길 :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길 222
서울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이용하여 안동역까지 이동하고 인동역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봉정사까지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Getting to Bongjeong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222, Bongjeongsa-gil, Seohu-myeon, Andong-si, Gyeongsangbuk-do, Republic of Korea
Take a train from Cheongnyangni Station in Seoul to Andong Station, then travel to Bongjeongsa Temple from Andong Station by bus or taxi— the trip from the station to the temple takes less than one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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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부석사 [浮石寺]

부석사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이름만 들어도 명성을 익히 알고 있는 아름다운 불교 사찰이다. 이 아름다운 사찰의 문화재적 가치를 드높이는 목조건축물 무량수전의 오랜 역사적 향기가 아니어도,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부석사의 아름다움은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경상북도 영주시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부석사는 화엄종의 본찰이다. 신라 문무왕 16(676) 의상대사가 창건하였고, 그 후 여러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부석사 무량수전은 여러 가지 수식어가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목조 건축물이다.
















경상북도 영주는 대한민국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의 중요한 핵심 기능이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축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영주는 정말 외진 곳이다. 작심하면 그리 먼 곳도 아니지만 닿기 쉽지 않은 곳이기에, 부석사의 아름다움을 한 번쯤 경험한 사람에게는 이런 수고가 그리 대단치 않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부석사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영주나 풍기까지 가야 하고, 대중교통인 시외버스나 기차를 이용한다면 풍기역이나 영주역까지 도착해야 1시간 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보통 부석사를 찾을 때 영주 시내나 풍기에서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데, 택시로는 시골길이라 막힘 없이 30분 정도를 달리면 부석사 매표소 앞에 도착하게 된다.
















부석사가 자리한 부석면 복지리는 사과로 유서 깊은 곳이다. 가을에 부석사를 찾아보면 주변이 온통 사과나무 천지이다. 지역 농협 현수막에도 지역 사과를 자랑하는 글귀들이 흔하게 눈에 띄고, 부석사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오르다 보면 양쪽 길가에 사과나무가 그득하다. 그렇게 언덕 양편에 사과나무를 품은 채 10여 분을 오르다 보면 숨이 가빠질 무렵 거대한 석벽과 돌계단을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부석사 경내이다. 그리 긴 거리는 아니나 제법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면 다단계 논이나 밭처럼 만들어 놓은 정원을 만나게 되고, 계속해서 눈앞에 안양루가 마주한다. 계단 아래에서 바라본 안양루의 모습은 아름답다기보다는 우직하고 단단해 보이는 전각의 느낌이다.




가파른 경사 때문에 안양루 아래를 지나 마지막 계단을 오르면 대한민국 최고의 목조 건축물인 부석사 무량수전과 만나게 된다. 팔작지붕의 아름다운 처마 곡선과 배흘림이라는 독특한 기법을 사용한 무량수전은 고려 말 조선 초에 지어진 전각으로, 600년이 넘는 대한민국 고건축물 중 백미로 손꼽히는 부석사의 대표 전각이다. 물론 무량수전이 있어 부석사가 더욱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방문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꼭 이 건물 하나만을 두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 부석사의 독특한 가람 배치와 많은 예술가들이 극찬하는 무량수전 앞 전경은 정말 감동스러운 풍광을 자랑한다. 무량수전을 등지고 서면 보지 않은 이에게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장관이 펼쳐진다. 소백산 능선의 풍광에 저녁노을이 걸칠 때면 더없이 아름다운 광경을 경험할 수 있다. 부석사에는 무량수전 이외에도 중요한 문화재가 하나 더 있다.



무량수전 오른편 언덕으로 산길을 오르다 보면 작고 아담한 전각 하나가 나타나는데, 이 전각이 국보 제19호 부석사 조사당이다. 이전까지는 그 내력을 모르고 그저 사찰의 작은 부속건물로 알고 있었으나, 1916년 해체 수리하면서 이 전각이 고려 우왕 3년에 지어진 건축물임이 밝혀졌다. 때문에 뒤늦게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전각이다. 무량수전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규모도 볼품없으나, 묵서명에 기록된 건립 시기로 보아 무량수전과 같은 세월을 묵묵히 지켜낸 값진 문화재임에는 틀림없다. 이처럼 중요한 문화재를 600년이나 간직하고,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소백산의 멋진 풍광을 품은 채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영주 부석사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대한민국의 몇 안 되는 소중한 보물이다. 어느 정도 자라서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견문을 넓히기 시작하는 초등학생들에게 꼭 한 번씩 보여주고 싶은 대한민국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보] 부석사 무량수전 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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