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6일 화요일

경주 불국사 [佛國寺]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손가락에 뽑을 수 있는 사찰 불국사. 대한민국 불교 사찰 하면 수학여행을 통해 누구나 한 번쯤 가본 적이 있는 절집이 불국사이다. 그런데 불국사는 왜 유명한 걸까? 이번에 불국사를 찾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첫 번째 질문이다. 그리고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그런 의문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한 번에 깨지고 말았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대학 다닐 때까지 정말 여러 번 찾아왔던 불국사지만, 매번 느끼는 감탄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되고 말았다.

우선 불국사는 우리나라의 여느 사찰들과는 달리 주변 지역이 정말 체계적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인근 지역에 들어서 있는 불국사 관광단지를 지나 경내에 들어서면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이 청운교·백운교다. 종교를 떠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대한민국 최고의 석조 건축물이자, 1,000년 전 신라시대 문화의 향기가 그대로 이어져 내려온 너무나도 아름다운 석조 구조물이다. 경사진 산자락의 사찰 본당을 오르는 구조물을 이리도 아름답게 만들어 놓은 신라인들의 문화적 역량에 찬사를 금할 수 없을 따름이다.

지금은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청운교·백운교를 직접 걸어 볼 수는 없다. 대신 산비탈을 따라 경내를 출입하는 동선이 별도로 만들어져 있으며, 이 동선을 따라 경내에 들어서면 다시 한번 숨 막히는 풍경과 맞닥뜨리게 된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불탑들이 국토 전체에 산재한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석탑 2개가 시선을 가로막고 서서, 방금 전 감탄하던 청운교·백운교의 감동을 모두 잊게 만들어 버린다. 국보 제20호 다보탑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국보 제21호 석가탑의 미려한 아름다움은 오묘하게 어우러져 더할 나위 없이 경건한 불심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더군다나 석가탑에서 1966년 발견된 국보 제126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세계 최초의 목판 인쇄본으로,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 직지심체요절과 함께 우리 민족의 우수한 인쇄 기술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기록문화유산 중 하나이다. 1,000년 동안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품고 그 긴 세월을 지나온 불국사 석가탑 앞에 서면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한 번쯤 돌이켜 보게 되는 것만 같다.

불국사는 비교적 정확하고 상세한 창건 연대를 알 수 있는 "불국사고금창기"라는 기록물이 현존하고 있다. "불국사고금창기"에 따르면 불국사는 신라 법흥왕 15 528년 처음으로 창건되어 신라 신문왕 때의 재상 김대성에 의해 대규모 중창불사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여러 차례의 개보수를 거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큰 절이지만 과거에는 더 큰 규모였다니 그때의 모습은 어떠했을지 궁금해진다.

불국사가 자리 잡은 토함산의 정상에는 또 하나의 위대한 민족유산이 남겨져 있는데, 우리가 흔히 석굴암이라고 부르는 국보 제24호 석불사 석굴이다. 불국사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절대로 놓칠 수 없는 문화재가 석굴암인데, 토함산 정상에 올라 석굴암의 본존불을 참배하는 것 또한 불국사 탐방에 아주 중요한 코스 중 하나이다. 너무 유명하고 엄청난 문화재가 즐비해서 이를 설명하다 보면 개인적인 감상과 느낌을 나열할 여유를 찾을 수 없으나, 이런 멋진 문화유산을 만나는 것은 매번 반복해도 이대로도 충분히 가치 있고 즐거운 일이라 생각한다.

 


































[국보] 석사탑/다보탑


대중교통으로 불국사가는 길 :
경북 경주시 불국로 385
서울역에서 KTX를 이용하여 경주역까지 이동 경주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1시간안에 이동할 수 있다.

Getting to Bulguk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385, Bulguk-ro, Gyeongju-si, Gyeongsangbuk-do, Republic of Korea 
Take the KTX from Seoul Station to Gyeongju Station. From Gyeongju Station, Bulguksa can be reached within an hour by local bus or ta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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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화엄사 [華嚴寺]

우리 역사와 가장 가까이 있었던 조선 왕조가 유교 국가였던 탓에, 이전부터 오랫동안 우리 민족의 삶에 깊이 영향을 미쳤던 불교는 주로 산중 깊숙한 곳에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런 연유로 유명한 명산에는 유독 명찰들이 많이 있다. 지리산은 백두대간의 가장 남쪽에 자리 잡은 민족의 명산이고, 지리산 주변에는 수많은 사찰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지리산 주변의 수많은 사찰 중 단연 으뜸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화엄사를 첫손가락에 올릴 수 있다.

전남 구례군에서 시내버스가 수시로 다니고 택시로도 쉽게 이동이 가능한 지리산 화엄사는, 백제 성왕 22년인 544년에 인도 스님 연기조사가 창건하여 불교의 화엄사상을 백제에 꽃피우게 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개보수를 거쳐 승승장구하다가, 임진왜란 때 승병을 조직하여 항전한 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왜장 가토 기요마사에 의해 전소되었다. 이후 인조 때 백암 선사와 숙종 때 계파 선사에 의해 중창되면서, 이 시기에 국내 최대 규모의 각황전이 건립되고 선교 양종의 대가람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특히 국보 제67호 화엄사 각황전은 사찰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목조건축물이다. 수덕사 대웅전과 금산사 미륵전을 능가하는 규모의 초대형 목조건축물인 각황전은, 조선 숙종 때 건립되어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는 보기 드문 문화유산이다. 팔작지붕 다포집으로 정면 7, 측면 5칸의 각황전은 3층 장육전이 있던 자리에 계파 선사가 중건한 건축물로, 숙종이 직접 이름을 지어 현판을 내리고 사액하여 오늘날의 각황전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각황전 앞에 서면 그 규모를 떠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웅장하고 장중한 아름다움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그래서일까, 각황전 앞 석등 또한 유난히 크고 장중해 보이는데, 이 또한 국보 제12호란다. 이쯤 되면 이 자리가 보통 자리가 아니구나 싶어진다. 그렇게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고 여기저기를 헤매다 보면, 멀리 지리산 아랫동네의 전경이 어렴풋하게 들어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다시 각황전 뒤편으로 안내 표지를 따라 뒷산을 오르면 산 중턱에 국보 제35호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이 자리 잡고 있는데, 삼층석탑을 떠받치고 있는 네 마리의 석조 사자상이 더없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석탑과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지리산 화엄사는 지리산을 대표하는 절집으로, 다양한 목조건축물과 석조건축물들이 유난히도 조화롭게 자리 잡고 있는 사찰이다. 서울을 제외하면 지방에 20개도 되지 않는 국보급 목조건축물을 보유하였을 뿐 아니라, 위치와 역사, 규모 모두에서 우리나라 불교 사찰을 대표할 만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아름다운 문화유산이다.



































[국보] 화엄사 각황전



대중교통으로 화엄사가는 길 :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539
서울 용산역에서 전라선 KTX를 이용하여 구례구역까지 이동하고 구례구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송광사까지 30분안에 이동할 수 있다. 

Getting to Hwaeom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137, Hwaeomsa-ro, Masan-myeon, Gurye-gun, Jeollanam-do, Republic of Korea.
Take the Jeolla Line KTX from Yongsan Station in Seoul to Gurye-gu Station. From Gurye-gu Station, Hwaeomsa can be reached in about 30 minutes by local bus or ta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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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대흥사 [大興寺]

대흥사는 내가 살고 있는 서울에서 정말 먼 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사찰이다. 그래서 한번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기에, 대흥사 방문길은 더욱더 설렘으로 가득하기 마련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몇 번을 갈아타고서야 대흥사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고, 주차장에서 약 3~4km의 산길을 걸어 들어가야 대흥사 경내에 도착할 수 있다. 이렇게 멀리 있어서일까, 대흥사를 찾을 때마다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대한민국의 남쪽 끝자락, 전라남도 해남군 두륜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대흥사는 경내가 다시 북원·남원·별원으로 나뉘는 독특한 가람 배치와 함께, 역사적으로 호국불교의 큰 족적을 남긴 서산대사의 사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살생을 금하는 불교의 금기를 깨고 승병을 일으켜 왜군의 침략에 맞선 서산대사의 총본영이 바로 이곳 대흥사였다. 그러기에 대표적인 호국도량으로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으며, 서산대사 사후 그의 의발이 대흥사에 전해져 현재 별도의 유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이외에도 당대의 명필이었던 이삼만·이광사와 추사 김정희가 쓴 현판들이 현존하고 있다.

대흥사의 기원은 몇몇 자료를 통해 전해지고 있는데, 최초의 창건 기록은 426(백제 구이신왕 7) 신라의 승려 정관이 창건한 만일암이 그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544(신라 진흥왕 5)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이후 자장율사와 도선대사가 계속해서 중건에 참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경내 곳곳에는 오랜 역사의 향기가 물씬 배어나온다. 여느 사찰과는 전혀 다른 흔치 않은 가람 배치가 일반 관람객에게는 낯설고 신기하게 느껴져 기억에 남을 만하다. 그래서 온 길을 뒤돌아보고 다시 제자리에 서서 감상하게 만드는 매력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절집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게 된다.

경내에서 대웅보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언덕길을 내려와 개울을 건너야 하는데, 개울을 끼고 양쪽에 전각들이 나뉘어 자리 잡고 있는 형국이다. 왜 이런 가람 배치를 택했을까 고민하다가, 개울을 건너 대웅보전 계단에 올라서면 기가 막히게도 시선을 두는 곳마다 편안한 느낌이 들어 전혀 거슬리는 것이 없는 자리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 오랜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킨 사찰의 절묘한 풍수는 결국 다 이유가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현재 대한불교 조계종 22교구의 본사인 대흥사는 주변에 많은 말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몇몇 말사들은 대흥사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유물을 품고 있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북미륵암은 국보급 국가지정 문화재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하여 꼭 찾아보고 싶지만, 두륜산 정상까지 등산을 해야 하는 탓에 엄두가 나지 않아 매번 언젠가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다시 찾으리라 결심하면서 발길을 돌린 것이 몇 번째인지 모른다.

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대흥사 종무소에서 눈 내린 대흥사 사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눈이 자주 오는 곳은 아니지만, 한번 눈이 내려 쌓이면 대흥사가 이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매번 봄에만 대흥사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대흥사의 가을은 어떤 모습일지 자연스레 상상이 펼쳐졌다. 우리나라 가장 남쪽인 해남에 자리 잡고 있으니 늦은 가을에나 단풍이 들 것 같다. 천 년 고찰 두륜산 대흥사의 가을을 꼭 한번 보고 싶어진다.


































대중교통으로 대흥사가는 길 :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
대흥사는 기차로 갈수 없다. 해남터미널까지 버스로 이동하여 버스나 택시로 30분안에 이동할 수 있다.

Getting to Daeheung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154, Daeheungsa-gil, Samsan-myeon, Haenam-gun, Jeollanam-do, Republic of Korea
There is no train service to Daeheungsa. You can take an intercity or express bus to Haenam Bus Terminal, and from there, Daeheungsa is about 30 minutes away by local bus or ta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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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4일 일요일

순천 송광사 [松廣寺]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불교의 종파도 참 여러 번 바뀌어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 때는 이런 불교의 종파를 암기하는 게 어려워 애써 모른 척했던 기억이 나곤 한다. 현재 우리나라 불교의 종파는 조계종이다. 그리고 조계종의 총본산이 되는 사찰이 송광사이다. 또한 한국불교의 삼보 사찰 중 승보사찰에 해당하는 절집이기도 하다. 그 이름과 위치만으로도 대충 짐작이 되는 송광사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송광사의 일주문을 지나 경내에 진입하려면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을 건너야 하는데, 자연 그대로의 하천을 살려두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이를 건너게 만들어 놓은 가람 배치가 초입부터 기대감을 충분히 증폭시켰다. 그렇게 경내에 들어서면 처음 맞이하는 건물이 대웅전인데, 이는 최근 화재로 소실된 것을 새롭게 지어 올린 것으로 한눈에도 규모만 화려할 뿐 별다른 깊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눈앞을 가로막은 대웅전을 피해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지난번 방문 때 미처 알지 못해 눈앞에 두고도 보지 못한 문화재를 찾기 시작했다.

대웅전을 사찰의 중심에 두고 주변부에 펼쳐져 있는 수많은 전각들 중에서, 내가 찾는 국보 제56호 국사전은 어떤 건물일까.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드디어 범상치 않은 건물의 처마가 시선에 걸려들었고, 이내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송광사와 더불어 나라를 빛낸 16국사의 영정을 봉안한 국사전은 정면 4,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경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로 조선시대에 지어져 지금까지 현존하는 송광사의 대표적인 목조문화재이다.

그런 중요성 때문일까, 송광사 국사전은 매일 공개하는 것이 아니다. 경내에서 지붕의 끄트머리는 보이지만 출입문은 일반 관람객 출입금지 구역 안에 있어, 많은 관람객들이 놓치기 쉬운 곳이다. 과거 송광사를 찾았을 때는 그 지붕 끄트머리만 올려다보며 저건 뭐지 싶으면서도 별다른 의욕 없이 돌아섰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번 방문은 송광사 국사전을 담아 오는 것이 방문 목적이기도 했다. 닫혀 있는 쪽문을 살짝 밀고 들어가 도둑고양이처럼 국사전 앞에 서게 되었고, 숨소리도 죽인 채 두 눈에 이 작은 건물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송광사 국사전 앞에서 들었던 생각이 있다면, '작은놈이 참 그럴듯하다'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누군가 달려와 쫓아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서두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국사전을 지나 마음껏 눈요기를 하고 배가 부른 것 같은 착각으로 경내를 서성이다가, 대웅전 옆 약수터에 걸터앉아 바라본 경내는 참으로 편안해 보였다. 현재 조계종 본산 승보사찰인 송광사는 몇 가지 창건 설화가 있으나, 가장 정확한 기록은 창건 이후 고려시대 인종 3년인 1125년에 석조대사가 중창하였고, 이후 500년 동안 폐허로 방치되어 있다가 길상사가 새롭게 중창되고 지눌의 정혜결사가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오면서부터, 지눌이 9년 동안 중창 불사를 거치며 면모를 일신하여 오늘날 송광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한다.

물론 이후에도 어려운 일을 여러 번 겪었던 송광사는, 최근에는 1948년 여순사건과 6·25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웅전을 중심으로 한 사찰의 중심부가 불에 탔다. 이후 개보수 및 중창을 통해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하였고, 지금과 같이 한국 불교계에서 아주 중요한 사찰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자리 잡은 절집들은 대부분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문득 송광사에도 겨울이 되면 눈이 올까, 눈이 오면 어떤 풍경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광사에도 눈이 온다면, 다음에는 꼭 겨울에 다시 한번 찾아오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국보] 송광사 국사전



대중교통으로 송광사가는 길 :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 송광사안길 100
서울 용산역에서 전라선 KTX를 이용하여 순천역까지 이동하고 순천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송광사까지 1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Getting to Songgwang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100, Songgwangsaan-gil, Songgwang-myeon, Suncheon-si, Jeollanam-do, Republic of Korea.
Take the Jeolla Line KTX from Yongsan Station in Seoul to Suncheon Station. From Suncheon Station, you can reach Songgwang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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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통도사 [通度寺]

어떤 이는 대한민국 3대 사찰의 하나로 손꼽기도 하고, 어떤 이는 5대 사찰의 하나로 손꼽기도 하는 대가람 통도사는 경상남도 언양과 양산 사이의 영축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워낙 유명하고 큰 사찰이라 도통 불교나 절집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한 번은 이름을 들어 보았을 법한 절집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보자면 영축산 통도사는 그야말로 오지 중에 오지에 해당한다. 자가용으로 족히 4~5시간을 운전해야만 올 수 있고, 부산을 거쳐서 오더라도 부산에서 다시 1~2시간을 잡아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어린 시절 부산에서 자라 여러 차례 통도사를 찾은 기억이 있는 터라, 오랜만에 떠나는 통도사 여행은 설렘 그 자체였다.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15 646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통도사는 이후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전각들이 소실되어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쳤다. 특히 1644년 인조 22년 중창 때 국보 제290호 대웅전을 중건하여 오늘날까지 보존하고 있다. 창건 이후 고려시대에는 왕실의 비호 아래 고려 불교의 구심점 역할을 하였으며, 억불 정책을 편 조선시대에도 전국 16개 대표 사찰의 하나로 경상남도 대본산의 역할을 했다. 최근에도 대한불교 조계종 9대 월하 대종사를 배출하고, 자장율사의 계율정신을 계승하는 영축총림 대본산 통도사는 지금도 한국불교의 정신적 기반이 되고 있다.

통도사 금강계단 특히 통도사는 삼보사찰 중 불보사찰에 해당하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를 봉안한 사찰로 더욱 유명하다. 이런 특징을 반영하는 가람 배치와 불교 유적들이 즐비한 절집이다. 삼국유사 기록에 의하면 신라 때 당나라로 유학 간 자장율사가 643년 당에서 모시고 온 부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를 3분하여 황룡사탑, 태화사탑, 통도사 금강계단에 안치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래서 통도사 대웅전에는 불상 대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사리탑의 일종인 금강계단을 배향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가람 배치는 창건 당시 신라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전각들을 냇물을 따라 동서로 길게 배치하고, 산지도 평지도 아닌 구릉 형태로서 불탑과 전각들을 자유롭게 배치한 형태를 갖고 있다. 냇가와 수평으로 난 동선을 따라 일주문과 금강문이 배치되어 있고, 경내에 들어서면 하로전, 중로전, 상로전이 차례로 나타난다. 상로전에는 통도사의 주 불전인 대웅전과 금강계단이 배치되어 있고, 중로전에는 대광명전과 용화전·관음전을, 하로전에는 영산전과 극락보전·약사전을 각각의 구획에 맞게 자연스럽게 흩어 배치하였다.

통도사는 사계절 모두 나름의 멋을 가지고 있다. 일주문에서부터 냇가 양쪽으로 조성된 소나무 숲은 절을 찾는 방문객에게 아주 만족스러운 자연의 모습을 선사한다. 통도사가 창건되던 시기 신라의 수도가 경주였던 것을 감안하면, 통도사는 경주 인근에 위치한 중요 사찰이었을 것이다. 천 년이 지난 지금도 통도사는 그 세를 잃지 않고 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특수성 때문일까?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면 이 정도 규모의 사찰을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명승지 요소요소에 자리한 불교 사찰을 떠올리면 항상 손에 꼽힐 정도인 통도사는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다시 들르고 싶다.




































[국보] 통도사 대웅전



대중교통으로 통도사 가는 길 :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로 108
통도사는 KTX울산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1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양산이 아니고 신평터미널까지 이동하여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30분안에 도착할 수 있다.

Getting to Tongdo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108, Tongdosa-ro, Habuk-myeon, Yangsan-si, Gyeongsangnam-do, Republic of Korea
From KTX Ulsan Station, you can reach Tongdo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If traveling by bus, note that you should go to Sinpyeong Terminal (not Yangsan), from where you can reach the temple by bus or taxi in about 30 minu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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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해인사 [海印寺]

참 인연이 닿지 않는 절집이 해인사인 것 같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몇 손가락에 꼽을 만큼 유명한 사찰이기에 더욱더 찾아보고 싶었던 해인사를 찾을 기회가 없었다. 결국 억지로 대구 출장길에 무리를 해서 다녀간 해인사는 궂은 겨울 날씨 덕분에 완전히 설국이었다. 그때는 그 모습 그대로 환상적인 느낌의 해인사 경내가 참 좋았다. 이런 기억 때문에 아주 환상적인 느낌으로 기억되던 해인사를 다시 찾을 기회가 생겨 정말 많이 기대하며 새벽녘부터 해인사를 찾았다. 그리고 역시! 해인사는 해인사구나 하는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해인사 대웅전 해인사는 신라시대 화엄 10찰의 하나로 창건된 대가람이다. 정확히는 신라 40대 임금 애장왕 3, 서기 802년에 화엄종의 초조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 화상과 그의 제자 이정 화상에 의해 지금의 극락보전 자리에 창건되었다. 이후 천 년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정신문화의 위대한 유산인 팔만대장경을 조선 태조 2년 강화도에서 해인사로 이전하여 봉안하게 되어 오늘날 법보사찰이 되었다.

해인사는 행정구역상으로는 경상남도 합천군에 속한다. 그래서 흔히 합천 해인사로 불리고 있다. 누구나 합천이라는 지명과 함께 해인사를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해인사를 가보면 합천보다는 고령군에서 가깝다는 걸 알 수 있다. 고령에서 합천 해인사까지는 거의 매시간 버스가 오가고 있으며, 고령에서 출발한 버스가 가야를 거쳐 국립공원의 산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산속 한가운데 조성된 관광단지 상가 앞에 정차한다. 여기서부터 산길을 걷다 보면 해인사 해탈문 앞에 다가서게 되고, 이 해탈문을 통과하면 그때부터 해인사 경내가 펼쳐진다.

해인사 장경각 절집을 다닐 때마다 그 자리 잡은 위치를 관심 있게 보게 되는데, 해인사는 가야산 깊숙한 산자락에 푹 안겨 있는 듯한 형국이다. 그건 아마도 처음 해인사를 찾았을 때 만난 눈 천지의 산사가 뇌리에 각인되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가야산 국립공원 울창한 숲 속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해인사의 위치 또한 첫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인들에게 해인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팔만대장경이다.

해인사 장경각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우리 민족의 위대한 정신문화유산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운 귀중한 문화재가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다. 특히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고인 국보 제52호 장경판전은 그 자체로 귀중한 건축문화재로, 임진왜란과 6·25전쟁도 피해간 신비스럽기까지 한 목조건축물이다. 얼핏 보기에는 참 볼품없는 창고 같지만, 조용히 구석구석 둘러보다 보면 정말 오묘한 매력이 풍기는 건물이다.

해인사 장경각 해인사 중수기에 의하면 조선 세조의 비인 정희왕후가 1481년 뜻을 두어 중수 공사를 기획하다가 돌아가셨으며, 이후 인수·인혜 대비가 학조 스님으로 하여금 감독케 하여 성종 19년인 1488년에 경판고 30칸을 다시 지었다 한다. 지금의 수다라장은 1622년에 상량한 기록이, 법보전은 1624년에 상량한 기록이 남아 있어, 이때 두 건물이 다시 중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인사 대웅전 해인사 하면 우리가 기억하는 스님이 한 분 있다. 조계종의 6대와 7대 종정을 지내고 1993년 자신이 출가한 해인사 퇴설당에서 입적한 성철 스님이다. 우리나라 현대 불교의 큰 어른으로 불교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큰 스님으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기고 간 큰 어른이며 그의 사리가 해인사에 봉안되어 있다.


















































[국보] 해인사 장경각









대중교통으로 해인사 가는 길 :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122
해인사는 기차로 이동하기 어렵다. 합천읍내에서도 거리가 멀어 가야산버스터미널까지 버스로 이동하고 여기서 다시 택시를 이용하면 10분안에 갈 수 있다. 서울이나 대구에서 가야산버스터미널까지 직행버스를 이용할수도 있다.

Getting to Haein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122, Haeinsa-gil, Gaya-myeon, Hapcheon-gun, Gyeongsangnam-do, Republic of Korea 
Traveling by train is not convenient. Since the temple is located far from Hapcheon town, it is best to take a bus to the Gayasan Bus Terminal, then take a taxi to Haeinsa Temple—it takes less than 10 minutes by taxi from the terminal. Direct buses to the Gayasan Bus Terminal are also available from Seoul and Dae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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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법주사 [法住寺]

충청북도에는 이렇다 할 고찰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충청북도 보은의 속리산 법주사를 가보면 그런 편견이 한 번에 사라진다. 한국에 남아 있는 천년고찰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법주사 역시 가람 배치부터 남달랐다. 국립공원 속리산 등산로를 따라 계곡을 걷다 보면 계곡 사이에 생각보다 넓은 평지가 나타나고, 그 너른 평지를 공간으로 삼아 가람을 배치하였다. 특히 법주사 뒤편으로 펼쳐지는 속리산의 풍경이 압도적이다.

신라 진흥왕 14(553) 의신 스님이 창건하고, 776년 진표·영신 스님이 중창하였으며, 고려왕조의 비호 아래 8차례의 중수를 거듭했다. 조선 중기에 이르러서는 60여 동의 전각과 70여 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사찰로 발전하였다.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되었다가 인조 2(1624) 벽암 스님에 의해 다시 중창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법주사 경내에서 받은 첫 번째 느낌은 장쾌하고 웅장하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주사 일주문을 지나 처음으로 마주하는 풍광이 속리산을 병풍 삼아 자리 잡은 팔상전과 청동 미륵대불이기 때문이다. 마치 속리산 풍경을 빌려온 듯한 분위기다. 그리고 청동 미륵대불과 팔상전을 지나 마주한 대웅전의 규모 또한 예사 절집에서 보기 어려운, 정면 7·측면 4칸의 2층 팔작지붕 목조건축물이다. 우리나라 절집 중 2층 구조의 전각은 마곡사 대웅전, 무량사 극락전, 화엄사 각황전, 금산사 미륵전 등 총 네 곳으로, 지어진 지 400여 년 된 법주사 대웅전이 그중 하나이다.

속리산 산중의 너른 평지에 산봉우리들을 병풍 삼아 배치된 웅장하고 아름다운 여러 전각들의 모습이 이런 첫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리라 생각해본다. 경내에는 대가람답게 아직도 귀중한 문화재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데, 특히 법주사 팔상전은 국보 제55호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5층 목조탑이다. 임진왜란 이후 다시 지어져 1968년 해체 수리된 아주 중요한 목조건축물로, 건물의 양식은 층마다 조금씩 다른데 1층부터 4층까지는 주심포 양식으로, 5층은 다포 양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법주사 팔상전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우리나라 목탑 중 가장 높은 목조건축물이며, 하나뿐인 목조탑이라는 점에서 정말 중요한 문화재가 아닐 수 없다. 언젠가 통일신라시대 대가람 황룡사 9층 목탑에 관한 TV 다큐멘터리에서, 몽골 침입으로 불타버린 황룡사 9층 목탑의 원형을 유추할 자료가 바로 법주사 팔상전이라는 내용을 본 기억이 있다. 그러하기에 더욱 가치가 있는, 한국 건축사의 문화 원형으로서 더없이 소중한 문화재가 법주사 팔상전이다.

이외에도 법주사 경내에는 다양한 목조·석조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다. 팔상전과 대웅전 사이에 작은 규모지만 소박하게 자리 잡은 원통보전 역시 보물급 문화재로, 대웅전과 같은 시기인 인조 2년 벽암이 법주사를 중창할 때 만들어진 목조건축물이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많은 절집들은 유교 국가였던 조선왕조를 거치면서 모두 첩첩산중으로 옮겨 가야만 했다. 이런 절집들에 비하면 법주사는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교통편도 좋은 편에 속하는 사찰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찾기에도 편리하고, 우리 문화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여행지가 아닐까 한다.



































  [국보] 법주사 팔상전


대중교통으로 법주사 가는 길 :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법주사로 405
법주사는 기차로 이동하기 어렵다. 보은버스터미널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1시간 안에 갈수 있고 서울에서 이동하는 경우 속리산 국립공원내에 있는 소리산터미널까지 직행으로 운영하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Getting to Beopju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274, Beopjusa-ro, Songnisan-myeon, Boeun-gun, Chungcheongbuk-do, Republic of Korea
Traveling by train is not convenient. From Boeun Bus Terminal, you can reach Beopju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If you are coming from Seoul, there are direct buses available to the Sorisan Terminal, located within Songnisan National Park, near the t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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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마곡사 [麻谷寺]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주한 외교사절 부부를 초청하여 한국의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눈이 뚫어져라 어떤 사찰인지 궁금해서 텔레비전을 응시하고 있는데 화면 속에 나온 사찰이 마곡사였다. 하고 많은 사찰 중에 왜 마곡사를 선택한 것일까?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고 프로그램의 목적과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만한 사찰이 마곡사였던 것이다.

마곡사 대웅보전

태화산 마곡사는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태화산 동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1851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작자 미상의 사적기에 의하면 마곡사는 백제 무왕(640) 때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한다. 이후 불교와 인연이 많은 조선의 6대 임금 세조가 김시습을 만나기 위해 찾은 적이 있고, 근대에는 명성황후 살해범을 암살한 김구 선생이 잠시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곡사는 공주시보다 유구읍내에서 더 가깝다. 유구읍내에서 자가용으로 30여 분 거리에 공용주차장이 자리 잡고 있고, 주차장 주변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 계곡을 따라 난 길을 약 4km 정도 걸어 들어가면 마곡사 경내인데, 사찰과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을 멀찍이 떨어뜨려 놓은 취지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도보 여행자들에게는 마곡사 가는 길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마곡사 경내

마곡사는 그 위치가 아주 절묘하다. 산속 깊숙이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사찰 경내는 평지를 이루고 있고, 계곡의 물줄기가 태극 형태로 사찰 주위를 돌아 흐른다. 초보자가 보아도 길지임이 분명하다. 위치도 위치거니와 계곡을 가로지른 가람의 배치는 더욱 독특하다. 계곡 건너편에 일주문과 천왕문이 위치하고 있고, 계곡을 건너면 넓은 마당이 나타나며 대웅보전과 대광보전이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다. 흔하지 않은 길지를 절터로 선택하고 공간의 한계를 창조적인 가람 배치로 극복해 놓은 것이다. 뚝 떨어져 있는 해탈문을 처음 들어서면 어딘지 모르게 이국적이었다가 이내 안정감 있게 다가오는 대웅보전의 위치란 게 참으로 절묘한 사찰이 마곡사이다.

마곡사 경내

이렇듯 마곡사를 직접 찾아보면 주한 외교사절 초청 템플스테이 행사를 왜 여기서 갖게 되었는지 이유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곡사는 "() 마곡 추() 갑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유난히 봄꽃의 아름다움이 빼어난 사찰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 번도 봄에 마곡사를 찾은 적 없지만, 절집 한가운데를 흐르는 계곡을 따라 봄이면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자태를 뽐낼 것 같은 절집의 분위기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가을 단풍철의 마곡사를 찾아본다면 봄날에 빛날 마곡사의 모습이 대충 짐작이 가고도 남을 만하다. 기회가 된다면 꼭 봄의 한가운데 마곡사를 찾아가고 싶어진다.

마곡사 경내

마곡사에는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는 없지만 주요 전각들이 조선 중기에 만들어진 문화재로, 특히 영산전은 조선 효종 원년인 1650년에 중수된 목조건축물로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고, 본전인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은 조선 정조 12년인 1788년에 중창된 유서 깊은 문화재들이다. 손가락에 꼽을 만한 국보급 불교문화재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분위기에 취해 감상하고 기억될 만한 고찰이 유구의 마곡사이다.


































대중교통으로 마곡사 가는 길 :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
마곡사는 기차로 이동하기 어렵다. KTX 공주역은 거의 다른지역에 있으며 공주버스터미널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Getting to Magok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96-1, Magoksa-ro, Sagok-myeon, Gongju-si, Chungcheongnam-do, Republic of Korea.
Traveling by train is not convenient, as KTX Gongju Station is located quite far from the temple. It is better to go to Gongju Bus Terminal, from where you can reach Magok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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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수덕사 [修德寺]

부석사 무량수전, 봉정사 극락전과 더불어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 건축물로 손에 꼽히는 수덕사 대웅전. 어떤 문화재 전문가는 수덕사에 이 대웅전이 있어 수덕사를 찾는 길이 행복하다 하였다고 쓰기도 하였다. 실제 수덕사를 찾아 대웅전 앞에 서면 정말 웅장한 느낌이 든다. 몇백 년이 지난 현재에도 이런 느낌인데 이 건물을 만들 당시 대웅전의 맞배지붕이 얼마나 거대하고 웅장하게 느껴졌을까?

수덕사 대웅전

수덕사는 충청남도 예산군 덕숭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정확한 기록이 없어 언제 창건되었는지 의견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백제의 문헌에 나오는 12개 사찰 중 현존하는 유일한 사찰인 것으로 미루어 백제시대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경내에서 출토되는 백제 와당 등 여러 가지 출토 유물로 미루어 보아 학계에서는 대체적으로 백제 위덕왕 재위 시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해안에 가까운 탓에 이 일대는 여행을 해 보면 높은 산이 별로 없고 대부분의 지형이 나지막한 야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런 곳에 그리 유명한 사찰이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막상 예산 삽교를 지나 덕숭산 아래쪽에 당도하면 제법 산다운 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계곡 초입에 당도해서 상업 지구의 여러 시설물들을 지나다 보면 어느새 여느 명산 고찰과 다름이 없는 모습으로 변해버리는 주변을 발견할 수 있다.

수덕사 대웅전

사실 수덕사는 대웅전을 제외하면 별로 볼 것이 없는 사찰이다. 최근에 많은 돈을 들여 만들어 놓은 여러 시설물들은 그저 시선을 어지럽힐 뿐 이곳을 찾는 이에게는 그리 탐탁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거추장스러운 시설물들을 지나 대웅전 앞마당에 오르면 정면으로 대웅전이 시야에 들어오고, 순간 거추장스러운 잡생각이 싹 가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수덕사 대웅전은 부석사 무량수전처럼 아름다운 곡선이나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은 전혀 없는 무뚝뚝한 목조건축물이다. 그런데 그 굵직한 선과 묵직함은 직선들이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듯하여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대웅전은 1940년 중수 당시 대들보에서 나온 묵서명을 통해 고려 충렬왕 34(1308)에 건립된 건물로 밝혀졌으며, 겹처마 맞배지붕에 주심포 형식을 가진 정면 3칸 측면 4칸의 목조 건축물이다.

수덕사 대웅전

그렇게 사찰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기웃기웃하다 보면 이 절집의 위치가 참으로 절묘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느 절집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수덕사 역시 절경을 자랑한다. 대웅전 뒤편으로는 덕숭산이 병풍처럼 쳐있고, 앞으로는 시원하게 트여 예산 평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 중의 절경이다. 과거에 이런 사찰을 창건한 고승들은 한결같이 이런 풍수를 골라 잡을 수 있는 식견과 학식을 겸비한 전문가들이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날 정도로 멋진 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다.

수덕사를 얘기하면 꼭 빠지지 않는 얘기가 하나 더 있다. 수덕사 경내를 빠져나오다 보면 지금은 새길이 나 있지만 옛길 초입에 위치한 수덕여관과 그에 얽힌 예술가 몇몇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주인공들은 한국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였던 나혜석과 비구니 스님 김일엽, 그리고 몇 해 전 타계한 고암 이응로 화백이다.

수덕사 풍경

특히 나혜석은 여류시인이자 한국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로 당시 도쿄 유학까지 다녀온 보기 드문 재원이었으나, 1934년 이혼 후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출가를 위해 수덕사를 찾았다가 당시 수덕사 조실 만공스님으로부터 거절당한 후 한동안 수덕여관에 머무르며 예술인과 교류하고 집필 활동을 했던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렇게 몇 년간 수덕여관에 머물던 나혜석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가 몇 년 후 객사함으로써 그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시기에 나혜석보다 젊은 고암 이응로가 수덕사를 찾아 나혜석과 교류하게 되었고, 이런 인연으로 고암은 나혜석이 떠난 수덕여관을 매입하여 본 부인 박귀희 여사에게 운영을 맡겼다. 파리 유학과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른 뒤 말년에 수덕여관에 내려와 기거하며 1988년 작고할 때까지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했던 곳이다. 몇백 년을 아무 말 없이 버텨온 수덕사 대웅전 아래 자리한 수덕여관과 그에 얽혀 있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또 한 번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국보] 수덕사 대웅전







































대중교통으로 수덕사 가는 길 :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길 79
서울 용산역에서 장항선을 이용 천안역을 거쳐 예산역이나 홍성역에 도착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Getting to Sudeok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79, Sudeoksa-gil, Deoksan-myeon, Yesan-gun, Chungcheongnam-do, Republic of Korea
Take the Janghang Line from Yongsan Station in Seoul and travel via Cheonan Station to either Yesan Station or Hongseong Station. From there, you can reach Sudeok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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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1일 목요일

김천 직지사 [直指寺]

직지사를 잘 모르는 분들은 직지심경과 무슨 관련이 있는 사찰인가 하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경상북도 김천 황악산 직지사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심경과는 관련이 없는 사찰이다. 직지사는 선종의 가르침에 따라 신라 눌지왕 2(418)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어 신라시대 2차례의 중수를 거쳤으며, 조선시대 제2대 정종의 어태를 봉안함으로써 유교국가 조선시대에도 줄곧 사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조선 중기에는 사명대사가 출가하여 신묵 대사의 제자가 되고 30세 나이에 직지사 주지가 된 것으로도 유명한 사찰이다.

직지사 대웅전

우리들은 대장경이라고 하면 해인사 장경각에 보관되어 있는 고려대장경만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이전인 신라시대에 금자 대장경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직지사 사적기에 담겨 있다. 금자 대장경이 현존하지 않기에 그 실체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후삼국의 격변기에 고려 태조 왕건은 직지사의 고승 능여조사의 도움으로 후백제와의 불리한 싸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하여 고려 건국과 더불어 직지사는 국가적인 비호를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신라의 금자 대장경이 직지사에 봉안되었고 그 기록이 직지사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볼 수 있다.

직지사 대웅전

직지사의 가람 배치는 고창 선운사와 양산 통도사처럼 수평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주 전각인 대웅전과 비로전이 수평으로 배치된 구조로, 일주문을 통과하면 대항문, 금강문, 사천왕문이 차례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동선이 곡선으로 되어 있어 이 동선을 따라 걷다 보면 대웅전 앞에 서게 된다. 경내에 들어서면 오른편 구릉으로 주요 전각들이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는 구조이다. 현재 직지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인 대웅전은 영조 11(1735)에 중건된 건축물로, 건물 내의 후불탱화는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중요한 문화재이다.

직지사 대웅전

직지사를 처음 찾은 것은 막 봄을 지나 초여름에 접어들 무렵이었는데, 그리 깊은 산중에 자리 잡고 있는 사찰이 아니었음에도 아주 울창한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로로 배치된 전각들과 함께 주요 전각들 전면에 나지막한 담장으로 공간을 구분하고 조성된 정원의 모습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비로전에서부터 흐르는 작은 물줄기를 수로로 만들어 경내를 흐르게 만들었는데, 이게 사람의 마음을 참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소박한 물줄기였지만 자칫 밋밋하게 느낄 법한 경내의 너른 평지를 짜임새 있게 나누어 주고 합쳐주는 것 같아 참 인상적이다. 한때 현재의 김천 법원에서부터 멀리 상주 우시장 인근까지 사찰의 사유지로 거느린 대가람이었던 직지사는 일제 때 사찰령에 따라 잠시 해인사의 말사가 되기도 했으나 다시 그 사세를 회복하여, 지금은 전국 25개 본산의 제8교구 본사로 사찰 경내 면적만 30,000, 보유 산림만 600정보에 이를 정도로 부유한 절집 중 하나이다.

그래서일까, 직지사 주요 전각들의 기와와 색채, 단청의 화려함이 유난히 눈에 띄었으며, 최근에 현대적으로 지어진 성보박물관, 설법전, 만덕전 등 규모 있는 전각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자칫 눈에 거슬릴 수 있었던 현대적 전각들은 다행히 직지사 원래 모습을 그리 크게 다치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에 직지사는 오래된 한국의 고건축에 매료되어 고건축물만 찾아다니는 내게도 언제든 기회만 된다면 다시 찾고 싶은 절집이다.



































대중교통으로 직지사 가는 길 : 
KTX 김천구미역은 너무 멀리있고 일반 기차로 김천 시내에 있는 김천역까지 이동 김천역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직지사까지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Getting to Jikji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95, Jikjisa-gil, Daehang-myeon, Gimcheon-si, Gyeongsangbuk-do, Republic of Korea
Since KTX Gimcheon-Gumi Station is quite far, it is more convenient to take a regular train to Gimcheon Station, which is located in downtown Gimcheon. From Gimcheon Station, you can reach Jikji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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