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6일 화요일

해남 대흥사 [大興寺]

대흥사는 내가 살고 있는 서울에서 정말 먼 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사찰이다. 그래서 한번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기에, 대흥사 방문길은 더욱더 설렘으로 가득하기 마련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몇 번을 갈아타고서야 대흥사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고, 주차장에서 약 3~4km의 산길을 걸어 들어가야 대흥사 경내에 도착할 수 있다. 이렇게 멀리 있어서일까, 대흥사를 찾을 때마다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대한민국의 남쪽 끝자락, 전라남도 해남군 두륜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대흥사는 경내가 다시 북원·남원·별원으로 나뉘는 독특한 가람 배치와 함께, 역사적으로 호국불교의 큰 족적을 남긴 서산대사의 사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살생을 금하는 불교의 금기를 깨고 승병을 일으켜 왜군의 침략에 맞선 서산대사의 총본영이 바로 이곳 대흥사였다. 그러기에 대표적인 호국도량으로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으며, 서산대사 사후 그의 의발이 대흥사에 전해져 현재 별도의 유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이외에도 당대의 명필이었던 이삼만·이광사와 추사 김정희가 쓴 현판들이 현존하고 있다.

대흥사의 기원은 몇몇 자료를 통해 전해지고 있는데, 최초의 창건 기록은 426(백제 구이신왕 7) 신라의 승려 정관이 창건한 만일암이 그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544(신라 진흥왕 5)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이후 자장율사와 도선대사가 계속해서 중건에 참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경내 곳곳에는 오랜 역사의 향기가 물씬 배어나온다. 여느 사찰과는 전혀 다른 흔치 않은 가람 배치가 일반 관람객에게는 낯설고 신기하게 느껴져 기억에 남을 만하다. 그래서 온 길을 뒤돌아보고 다시 제자리에 서서 감상하게 만드는 매력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절집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게 된다.

경내에서 대웅보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언덕길을 내려와 개울을 건너야 하는데, 개울을 끼고 양쪽에 전각들이 나뉘어 자리 잡고 있는 형국이다. 왜 이런 가람 배치를 택했을까 고민하다가, 개울을 건너 대웅보전 계단에 올라서면 기가 막히게도 시선을 두는 곳마다 편안한 느낌이 들어 전혀 거슬리는 것이 없는 자리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 오랜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킨 사찰의 절묘한 풍수는 결국 다 이유가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현재 대한불교 조계종 22교구의 본사인 대흥사는 주변에 많은 말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몇몇 말사들은 대흥사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유물을 품고 있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북미륵암은 국보급 국가지정 문화재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하여 꼭 찾아보고 싶지만, 두륜산 정상까지 등산을 해야 하는 탓에 엄두가 나지 않아 매번 언젠가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다시 찾으리라 결심하면서 발길을 돌린 것이 몇 번째인지 모른다.

관람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대흥사 종무소에서 눈 내린 대흥사 사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눈이 자주 오는 곳은 아니지만, 한번 눈이 내려 쌓이면 대흥사가 이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매번 봄에만 대흥사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대흥사의 가을은 어떤 모습일지 자연스레 상상이 펼쳐졌다. 우리나라 가장 남쪽인 해남에 자리 잡고 있으니 늦은 가을에나 단풍이 들 것 같다. 천 년 고찰 두륜산 대흥사의 가을을 꼭 한번 보고 싶어진다.


































대중교통으로 대흥사가는 길 :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
대흥사는 기차로 갈수 없다. 해남터미널까지 버스로 이동하여 버스나 택시로 30분안에 이동할 수 있다.

Getting to Daeheung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154, Daeheungsa-gil, Samsan-myeon, Haenam-gun, Jeollanam-do, Republic of Korea
There is no train service to Daeheungsa. You can take an intercity or express bus to Haenam Bus Terminal, and from there, Daeheungsa is about 30 minutes away by local bus or ta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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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4일 일요일

순천 송광사 [松廣寺]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불교의 종파도 참 여러 번 바뀌어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 때는 이런 불교의 종파를 암기하는 게 어려워 애써 모른 척했던 기억이 나곤 한다. 현재 우리나라 불교의 종파는 조계종이다. 그리고 조계종의 총본산이 되는 사찰이 송광사이다. 또한 한국불교의 삼보 사찰 중 승보사찰에 해당하는 절집이기도 하다. 그 이름과 위치만으로도 대충 짐작이 되는 송광사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송광사의 일주문을 지나 경내에 진입하려면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을 건너야 하는데, 자연 그대로의 하천을 살려두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이를 건너게 만들어 놓은 가람 배치가 초입부터 기대감을 충분히 증폭시켰다. 그렇게 경내에 들어서면 처음 맞이하는 건물이 대웅전인데, 이는 최근 화재로 소실된 것을 새롭게 지어 올린 것으로 한눈에도 규모만 화려할 뿐 별다른 깊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눈앞을 가로막은 대웅전을 피해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지난번 방문 때 미처 알지 못해 눈앞에 두고도 보지 못한 문화재를 찾기 시작했다.

대웅전을 사찰의 중심에 두고 주변부에 펼쳐져 있는 수많은 전각들 중에서, 내가 찾는 국보 제56호 국사전은 어떤 건물일까.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드디어 범상치 않은 건물의 처마가 시선에 걸려들었고, 이내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송광사와 더불어 나라를 빛낸 16국사의 영정을 봉안한 국사전은 정면 4,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경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로 조선시대에 지어져 지금까지 현존하는 송광사의 대표적인 목조문화재이다.

그런 중요성 때문일까, 송광사 국사전은 매일 공개하는 것이 아니다. 경내에서 지붕의 끄트머리는 보이지만 출입문은 일반 관람객 출입금지 구역 안에 있어, 많은 관람객들이 놓치기 쉬운 곳이다. 과거 송광사를 찾았을 때는 그 지붕 끄트머리만 올려다보며 저건 뭐지 싶으면서도 별다른 의욕 없이 돌아섰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번 방문은 송광사 국사전을 담아 오는 것이 방문 목적이기도 했다. 닫혀 있는 쪽문을 살짝 밀고 들어가 도둑고양이처럼 국사전 앞에 서게 되었고, 숨소리도 죽인 채 두 눈에 이 작은 건물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송광사 국사전 앞에서 들었던 생각이 있다면, '작은놈이 참 그럴듯하다'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누군가 달려와 쫓아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서두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국사전을 지나 마음껏 눈요기를 하고 배가 부른 것 같은 착각으로 경내를 서성이다가, 대웅전 옆 약수터에 걸터앉아 바라본 경내는 참으로 편안해 보였다. 현재 조계종 본산 승보사찰인 송광사는 몇 가지 창건 설화가 있으나, 가장 정확한 기록은 창건 이후 고려시대 인종 3년인 1125년에 석조대사가 중창하였고, 이후 500년 동안 폐허로 방치되어 있다가 길상사가 새롭게 중창되고 지눌의 정혜결사가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오면서부터, 지눌이 9년 동안 중창 불사를 거치며 면모를 일신하여 오늘날 송광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한다.

물론 이후에도 어려운 일을 여러 번 겪었던 송광사는, 최근에는 1948년 여순사건과 6·25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웅전을 중심으로 한 사찰의 중심부가 불에 탔다. 이후 개보수 및 중창을 통해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하였고, 지금과 같이 한국 불교계에서 아주 중요한 사찰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자리 잡은 절집들은 대부분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문득 송광사에도 겨울이 되면 눈이 올까, 눈이 오면 어떤 풍경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광사에도 눈이 온다면, 다음에는 꼭 겨울에 다시 한번 찾아오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국보] 송광사 국사전



대중교통으로 송광사가는 길 :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 송광사안길 100
서울 용산역에서 전라선 KTX를 이용하여 순천역까지 이동하고 순천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송광사까지 1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Getting to Songgwang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100, Songgwangsaan-gil, Songgwang-myeon, Suncheon-si, Jeollanam-do, Republic of Korea.
Take the Jeolla Line KTX from Yongsan Station in Seoul to Suncheon Station. From Suncheon Station, you can reach Songgwang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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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통도사 [通度寺]

어떤 이는 대한민국 3대 사찰의 하나로 손꼽기도 하고, 어떤 이는 5대 사찰의 하나로 손꼽기도 하는 대가람 통도사는 경상남도 언양과 양산 사이의 영축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워낙 유명하고 큰 사찰이라 도통 불교나 절집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한 번은 이름을 들어 보았을 법한 절집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보자면 영축산 통도사는 그야말로 오지 중에 오지에 해당한다. 자가용으로 족히 4~5시간을 운전해야만 올 수 있고, 부산을 거쳐서 오더라도 부산에서 다시 1~2시간을 잡아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어린 시절 부산에서 자라 여러 차례 통도사를 찾은 기억이 있는 터라, 오랜만에 떠나는 통도사 여행은 설렘 그 자체였다.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15 646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통도사는 이후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전각들이 소실되어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쳤다. 특히 1644년 인조 22년 중창 때 국보 제290호 대웅전을 중건하여 오늘날까지 보존하고 있다. 창건 이후 고려시대에는 왕실의 비호 아래 고려 불교의 구심점 역할을 하였으며, 억불 정책을 편 조선시대에도 전국 16개 대표 사찰의 하나로 경상남도 대본산의 역할을 했다. 최근에도 대한불교 조계종 9대 월하 대종사를 배출하고, 자장율사의 계율정신을 계승하는 영축총림 대본산 통도사는 지금도 한국불교의 정신적 기반이 되고 있다.

통도사 금강계단 특히 통도사는 삼보사찰 중 불보사찰에 해당하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를 봉안한 사찰로 더욱 유명하다. 이런 특징을 반영하는 가람 배치와 불교 유적들이 즐비한 절집이다. 삼국유사 기록에 의하면 신라 때 당나라로 유학 간 자장율사가 643년 당에서 모시고 온 부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를 3분하여 황룡사탑, 태화사탑, 통도사 금강계단에 안치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래서 통도사 대웅전에는 불상 대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사리탑의 일종인 금강계단을 배향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가람 배치는 창건 당시 신라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주요 전각들을 냇물을 따라 동서로 길게 배치하고, 산지도 평지도 아닌 구릉 형태로서 불탑과 전각들을 자유롭게 배치한 형태를 갖고 있다. 냇가와 수평으로 난 동선을 따라 일주문과 금강문이 배치되어 있고, 경내에 들어서면 하로전, 중로전, 상로전이 차례로 나타난다. 상로전에는 통도사의 주 불전인 대웅전과 금강계단이 배치되어 있고, 중로전에는 대광명전과 용화전·관음전을, 하로전에는 영산전과 극락보전·약사전을 각각의 구획에 맞게 자연스럽게 흩어 배치하였다.

통도사는 사계절 모두 나름의 멋을 가지고 있다. 일주문에서부터 냇가 양쪽으로 조성된 소나무 숲은 절을 찾는 방문객에게 아주 만족스러운 자연의 모습을 선사한다. 통도사가 창건되던 시기 신라의 수도가 경주였던 것을 감안하면, 통도사는 경주 인근에 위치한 중요 사찰이었을 것이다. 천 년이 지난 지금도 통도사는 그 세를 잃지 않고 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특수성 때문일까?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면 이 정도 규모의 사찰을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명승지 요소요소에 자리한 불교 사찰을 떠올리면 항상 손에 꼽힐 정도인 통도사는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다시 들르고 싶다.




































[국보] 통도사 대웅전



대중교통으로 통도사 가는 길 :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로 108
통도사는 KTX울산역에서 버스나 택시로 1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양산이 아니고 신평터미널까지 이동하여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30분안에 도착할 수 있다.

Getting to Tongdo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108, Tongdosa-ro, Habuk-myeon, Yangsan-si, Gyeongsangnam-do, Republic of Korea
From KTX Ulsan Station, you can reach Tongdo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If traveling by bus, note that you should go to Sinpyeong Terminal (not Yangsan), from where you can reach the temple by bus or taxi in about 30 minu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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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해인사 [海印寺]

참 인연이 닿지 않는 절집이 해인사인 것 같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몇 손가락에 꼽을 만큼 유명한 사찰이기에 더욱더 찾아보고 싶었던 해인사를 찾을 기회가 없었다. 결국 억지로 대구 출장길에 무리를 해서 다녀간 해인사는 궂은 겨울 날씨 덕분에 완전히 설국이었다. 그때는 그 모습 그대로 환상적인 느낌의 해인사 경내가 참 좋았다. 이런 기억 때문에 아주 환상적인 느낌으로 기억되던 해인사를 다시 찾을 기회가 생겨 정말 많이 기대하며 새벽녘부터 해인사를 찾았다. 그리고 역시! 해인사는 해인사구나 하는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해인사 대웅전 해인사는 신라시대 화엄 10찰의 하나로 창건된 대가람이다. 정확히는 신라 40대 임금 애장왕 3, 서기 802년에 화엄종의 초조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 화상과 그의 제자 이정 화상에 의해 지금의 극락보전 자리에 창건되었다. 이후 천 년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정신문화의 위대한 유산인 팔만대장경을 조선 태조 2년 강화도에서 해인사로 이전하여 봉안하게 되어 오늘날 법보사찰이 되었다.

해인사는 행정구역상으로는 경상남도 합천군에 속한다. 그래서 흔히 합천 해인사로 불리고 있다. 누구나 합천이라는 지명과 함께 해인사를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해인사를 가보면 합천보다는 고령군에서 가깝다는 걸 알 수 있다. 고령에서 합천 해인사까지는 거의 매시간 버스가 오가고 있으며, 고령에서 출발한 버스가 가야를 거쳐 국립공원의 산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산속 한가운데 조성된 관광단지 상가 앞에 정차한다. 여기서부터 산길을 걷다 보면 해인사 해탈문 앞에 다가서게 되고, 이 해탈문을 통과하면 그때부터 해인사 경내가 펼쳐진다.

해인사 장경각 절집을 다닐 때마다 그 자리 잡은 위치를 관심 있게 보게 되는데, 해인사는 가야산 깊숙한 산자락에 푹 안겨 있는 듯한 형국이다. 그건 아마도 처음 해인사를 찾았을 때 만난 눈 천지의 산사가 뇌리에 각인되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가야산 국립공원 울창한 숲 속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해인사의 위치 또한 첫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인들에게 해인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팔만대장경이다.

해인사 장경각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우리 민족의 위대한 정신문화유산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운 귀중한 문화재가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다. 특히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고인 국보 제52호 장경판전은 그 자체로 귀중한 건축문화재로, 임진왜란과 6·25전쟁도 피해간 신비스럽기까지 한 목조건축물이다. 얼핏 보기에는 참 볼품없는 창고 같지만, 조용히 구석구석 둘러보다 보면 정말 오묘한 매력이 풍기는 건물이다.

해인사 장경각 해인사 중수기에 의하면 조선 세조의 비인 정희왕후가 1481년 뜻을 두어 중수 공사를 기획하다가 돌아가셨으며, 이후 인수·인혜 대비가 학조 스님으로 하여금 감독케 하여 성종 19년인 1488년에 경판고 30칸을 다시 지었다 한다. 지금의 수다라장은 1622년에 상량한 기록이, 법보전은 1624년에 상량한 기록이 남아 있어, 이때 두 건물이 다시 중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인사 대웅전 해인사 하면 우리가 기억하는 스님이 한 분 있다. 조계종의 6대와 7대 종정을 지내고 1993년 자신이 출가한 해인사 퇴설당에서 입적한 성철 스님이다. 우리나라 현대 불교의 큰 어른으로 불교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큰 스님으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기고 간 큰 어른이며 그의 사리가 해인사에 봉안되어 있다.


















































[국보] 해인사 장경각









대중교통으로 해인사 가는 길 :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122
해인사는 기차로 이동하기 어렵다. 합천읍내에서도 거리가 멀어 가야산버스터미널까지 버스로 이동하고 여기서 다시 택시를 이용하면 10분안에 갈 수 있다. 서울이나 대구에서 가야산버스터미널까지 직행버스를 이용할수도 있다.

Getting to Haein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122, Haeinsa-gil, Gaya-myeon, Hapcheon-gun, Gyeongsangnam-do, Republic of Korea 
Traveling by train is not convenient. Since the temple is located far from Hapcheon town, it is best to take a bus to the Gayasan Bus Terminal, then take a taxi to Haeinsa Temple—it takes less than 10 minutes by taxi from the terminal. Direct buses to the Gayasan Bus Terminal are also available from Seoul and Dae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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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법주사 [法住寺]

충청북도에는 이렇다 할 고찰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충청북도 보은의 속리산 법주사를 가보면 그런 편견이 한 번에 사라진다. 한국에 남아 있는 천년고찰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법주사 역시 가람 배치부터 남달랐다. 국립공원 속리산 등산로를 따라 계곡을 걷다 보면 계곡 사이에 생각보다 넓은 평지가 나타나고, 그 너른 평지를 공간으로 삼아 가람을 배치하였다. 특히 법주사 뒤편으로 펼쳐지는 속리산의 풍경이 압도적이다.

신라 진흥왕 14(553) 의신 스님이 창건하고, 776년 진표·영신 스님이 중창하였으며, 고려왕조의 비호 아래 8차례의 중수를 거듭했다. 조선 중기에 이르러서는 60여 동의 전각과 70여 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사찰로 발전하였다.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되었다가 인조 2(1624) 벽암 스님에 의해 다시 중창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법주사 경내에서 받은 첫 번째 느낌은 장쾌하고 웅장하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주사 일주문을 지나 처음으로 마주하는 풍광이 속리산을 병풍 삼아 자리 잡은 팔상전과 청동 미륵대불이기 때문이다. 마치 속리산 풍경을 빌려온 듯한 분위기다. 그리고 청동 미륵대불과 팔상전을 지나 마주한 대웅전의 규모 또한 예사 절집에서 보기 어려운, 정면 7·측면 4칸의 2층 팔작지붕 목조건축물이다. 우리나라 절집 중 2층 구조의 전각은 마곡사 대웅전, 무량사 극락전, 화엄사 각황전, 금산사 미륵전 등 총 네 곳으로, 지어진 지 400여 년 된 법주사 대웅전이 그중 하나이다.

속리산 산중의 너른 평지에 산봉우리들을 병풍 삼아 배치된 웅장하고 아름다운 여러 전각들의 모습이 이런 첫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리라 생각해본다. 경내에는 대가람답게 아직도 귀중한 문화재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데, 특히 법주사 팔상전은 국보 제55호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5층 목조탑이다. 임진왜란 이후 다시 지어져 1968년 해체 수리된 아주 중요한 목조건축물로, 건물의 양식은 층마다 조금씩 다른데 1층부터 4층까지는 주심포 양식으로, 5층은 다포 양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법주사 팔상전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우리나라 목탑 중 가장 높은 목조건축물이며, 하나뿐인 목조탑이라는 점에서 정말 중요한 문화재가 아닐 수 없다. 언젠가 통일신라시대 대가람 황룡사 9층 목탑에 관한 TV 다큐멘터리에서, 몽골 침입으로 불타버린 황룡사 9층 목탑의 원형을 유추할 자료가 바로 법주사 팔상전이라는 내용을 본 기억이 있다. 그러하기에 더욱 가치가 있는, 한국 건축사의 문화 원형으로서 더없이 소중한 문화재가 법주사 팔상전이다.

이외에도 법주사 경내에는 다양한 목조·석조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다. 팔상전과 대웅전 사이에 작은 규모지만 소박하게 자리 잡은 원통보전 역시 보물급 문화재로, 대웅전과 같은 시기인 인조 2년 벽암이 법주사를 중창할 때 만들어진 목조건축물이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많은 절집들은 유교 국가였던 조선왕조를 거치면서 모두 첩첩산중으로 옮겨 가야만 했다. 이런 절집들에 비하면 법주사는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교통편도 좋은 편에 속하는 사찰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찾기에도 편리하고, 우리 문화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여행지가 아닐까 한다.



































  [국보] 법주사 팔상전


대중교통으로 법주사 가는 길 :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법주사로 405
법주사는 기차로 이동하기 어렵다. 보은버스터미널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여 1시간 안에 갈수 있고 서울에서 이동하는 경우 속리산 국립공원내에 있는 소리산터미널까지 직행으로 운영하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Getting to Beopjusa Temple by public transportation:
274, Beopjusa-ro, Songnisan-myeon, Boeun-gun, Chungcheongbuk-do, Republic of Korea
Traveling by train is not convenient. From Boeun Bus Terminal, you can reach Beopjusa Temple by bus or taxi in less than one hour. If you are coming from Seoul, there are direct buses available to the Sorisan Terminal, located within Songnisan National Park, near the t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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